“카그리세마 기대치, 너무 높게 설정∙∙∙시장 기대 충족 못해”
노보 노디스크 주가, 10%가량 하락∙∙∙“투자자, 실망감 드러낸 것”

[토토사이트] 노보 노디스크의 새로운 비만치료제가 대한 후기 임상 시험에서 투자자의 기대를 저버린 모양새다.
영국 <로이터(Reuters)>는 10일(현지 시각)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가 비만치료제 신약 ‘카그리세마’(CagriSema)의 두 번째 임상3상 결과를 공개했지만, 제약∙바이오 시장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해 주가가 하락했다고 전했다.
‘카그리세마’는 지속형 아밀린 유사체(Long-Acting Amylin Analogue) ‘카그릴린타이드’(Cagrilintide)와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가 결합된 비만 및 제2형 당뇨병 치료제다. 배고픔을 억제하고 환자의 혈당 조절에 도움을 준다.
보도에 따르면 제약∙바이오업계는 카그리세마를 차세대 비만치료제로서 효과가 더 큰 위고비(Wegovy)의 후속 제품으로 주목했다. 무엇보다 경쟁사 일라이릴리(Eli Lilly)의 비만치료제 ‘마운자로’(Mounjaro)보다 비만치료제로서의 잠재성을 입증하길 바라는 분위기가 형성되기도 했다.
실제 임상3상 데이터를 통해 노보 노디스크는 카그리세마가 위고비보다 체중감량 효과가 더 높다고 했지만, 궁극적으로는 사실이 아니라는 게 제약∙바이오업계의 시각이다.
유니온인베스트먼트(Union Investment) 마커스 만스(Markus Manns) 애널리스트는 “노보 노디스크의 가장 큰 실수는 카그리세마에 대한 기대치를 너무 높게 설정한 것”이라며 “카그리세마의 체중감량 효과가 마운자로와 비슷한 수준으로 나왔기 때문에 투자자가 실망감을 드러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임상3상 데이터가 공개되자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노보 노디스크의 주가는 10일 오후 8시 기준 전일 대비 8.22달러(약 1만 2,000원), 9.43% 하락한 78.95달러(약 11만 5,000원)에 마감됐다.

◇REDEFINE 결과에 제약∙바이오업계, “기대 못 미치는 수준”
그동안 노보 노디스크는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주 1회 카그리세마 피하 주사제를 투여하는 임상3상 개발프로그램 REDEFINE을 진행해 왔다.
앞서 노보 노디스크가 지난해 12월 공개한 REDEFINE 1 임상3상 결과에서는 68주 후 카그리세마 투약군의 평균 체중이 22.7% 감소하는 등 우수한 효능을 입증했다. REDEFINE 1 임상3상은 제2형 당뇨병이 없는 비만 또는 과체중 성인 3,417명을 대상으로 한다.
제2형 당뇨병이 있고 비만 또는 과체중 성인 1,200명을 대상으로 한 REDEFINE 2 임상3상에서는 68주 후 카그리세마 투약군은 평균 15.7%, 위약군은 3.1% 체중을 감량했다. 치료 중단 환자를 포함하면 카그리세마 투약군의 감량률은 13.7%, 위약군은 3.4%로 나타났다.
참고로 REDEFINE 2가 유연한 프로토콜을 기반으로 진행된 만큼, 참가자는 복용량을 스스로 수정할 수 있도록 했다. 카그리세마로 치료받은 환자 중 61.9%가 68주 차에 최고 용량에 도달했다.
또 카그리세마의 안전성과 내약성은 우수했으며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과 일관되게 나타났다. 가장 흔한 이상 반응은 위장 관련 부작용으로 대부분 경증에서 중증도로 시간이 지나면서 감소했다.
하지만 노보 노디스크는 카그리세마의 평균 2~3개월간 환자의 혈당수치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노보 노디스크는 이번 결과를 토대로 내년 1분기에 카그리세마 규제 승인을 위한 신청서를 제출하고 남은 두 차례의 추가 임상시험도 계속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투자업계는 다소 실망스럽다는 분위기다. 앞서 노보 노디스크는 ‘카그리세마를 통한 목표 체중감량률 25%’를 자신했지만, REDEFINE 1과 REDEFINE 2에서 각각 보인 22.7%와 15.7%라는 수치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글로벌 투자기관 제프리스(Jefferies)는 “카그리세마가 마운자로보다 낫다는 점을 보여주는 데 필요한 체중감량률은 15% 이상”이라며 “애초 카그리세마에 대한 기대치가 지나치게 낙관적이었던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차세대 비만치료제 개발 경쟁 ‘후끈’
한편 노보 노디스크 마틴 홀스트 랑게(Martin Holst Lange) 개발담당 부사장은 “REDEFINE 2를 통해 비만과 제2형 당뇨병 환자를 위한 카그리세마의 우수한 효과를 확인했다”며 긍정적으로 자평했지만, 일각에서는 일라이릴리가 차세대 비만치료제를 두고 우위에 점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일라이릴리는 지난 2019년 중국 바이오기업 이노벤트 바이오로직스(Innovent Biologics)에 기술수출계약을 맺으며 비만치료제 후보물질 중 하나인 ‘마즈두타이드’(Mazdutide)에 대한 임상3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이로써 일라이릴리는 중국 내 비만치료제 개발과 상용화에 한 발짝 다가서게 됐다.
다국적 제약사 머크(Merk)도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제약∙바이오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비만치료제 ‘GLP-1’에 주목했고, 지난해 12월 중국 한소제약(Hansoh Pharmaceutical)과 20억 달러(약 3조 원) 규모의 라이선스 계약을 맺으며 GLP-1 계열 경구용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제조∙판매할 수 있는 글로벌 라이선스를 독점적으로 획득했다.
화이자(Pfizer) 역시 지난 1월 열린 ‘2025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JPMCH)에서 올해 하반기 비만치료제 후보물질 ‘다누글리프론’(Danuglipron)에 대한 후기 연구 단계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국에서도 차세대 비만치료제를 둔 경쟁이 치열하다. 한미약품은 GLP-1 계열 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Efpeglenatide)로, 프로젠은 후보물질 ‘PG-102’로 비만치료제 시장에서의 입지 다지기에 돌입했다.
동아에스티의 미국 자회사 메타비아(MetaVia, 舊 뉴로보파마슈티컬스)는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DA-1728’의 글로벌 임상1상을 승인받았다. DA-1728은 옥신토모듈린 유사체(Oxyntomodulin analogue) 계열의 비만치료제 후보물질이다. GLP-1 수용체와 글루카곤 수용체에 동시에 작용해 식욕억제와 인슐린 분비 촉진, 말초에서 기초대사량 증가 등으로 궁극적인 체중 감소와 혈당조절을 유도한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12월 티온랩 테라퓨틱스, 대한뉴팜, 다림바이오텍과 ‘비만 치료 4주 지속형 주사제’ 공동 개발을 위한 계약을 체결하며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을 기반으로 한 비만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토토사이트 은행 조회서타임즈=염현주 기자] yhj@biotimes.co.kr